지난주 트위터를 만든 잭 도시의 회사 블록이 버즈라는 업무용 단체 채팅을 내놨어요. 슬랙 자리를 노린 제품인데, 남다른 점은 AI를 사람 옆자리 참여자로 같은 대화방에 앉힌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AI한테 일을 시키려면 대화방을 나와 따로 창을 열고 맥락을 다시 붙여넣어야 했다면, 버즈는 얘기가 오가던 그 단톡방 안으로 AI를 팀원처럼 불러들여요.
그런데 이게 잭 도시 혼자만의 실험은 아니에요. 저도 이번에 찾아보면서 알았는데, 슬랙도 팀즈도 구글도 올해 나란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더라고요. AI를 별도 도구가 아니라 대화방에 상주하는 동료로 앉히는 흐름이 여기저기서 동시에 터진 셈이죠.
왜 하필 지금 다들 AI를 단톡방에 넣으려는지, 그리고 이게 브랜드가 AI를 쓰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 사례로 하나씩 풀어볼게요.
잭 도시가 연 신호, 참여자로 앉은 AI
버즈는 지난 7월 21일 나온 오픈소스 업무 채팅이에요. 블록은 이걸 슬랙과 깃허브 의존을 줄이려고 만들었다고 밝혔고요. 겉모습은 흔한 단체 채팅인데, 안을 들여다보면 AI 에이전트가 봇이 아니라 정식 참여자로 들어와 있어요.

사람 옆자리에 앉은 AI 에이전트
버즈에서 AI 에이전트는 자기만의 신원과 권한을 가져요. 사람 멤버처럼 대화방에 들어와 메시지를 쓰고, 코드를 검토하고, 승인된 자동화를 실행하고, 대화에 끼어들죠. 블록은 이 에이전트를 두고 수동적인 도구가 아니라 참여자라고 설명했어요. 사람과 여러 AI가 한 작업공간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결과물 위에 쌓아 올린다는 거예요.
여기에 특징이 하나 더 있어요. 버즈는 특정 회사의 AI에 묶이지 않아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든 오픈AI의 코덱스든 블록이 만든 자체 에이전트든 골라 붙일 수 있게 열어뒀거든요. 마침 제가 요즘 블로그 일에 쓰는 클로드 코드도 그중 하나라,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더라고요.
독점이냐 개방이냐, 오픈소스라는 선택
블록이 이걸 오픈소스로 무료로 푼 데는 이유가 있어 보여요. 블록의 AI 총괄은 모든 회사가 사람과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될 텐데, 문제는 그 공간이 독점이냐 개방이냐라고 말했어요. 한 회사가 AI의 일자리를 틀어쥐게 두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에요.
물론 아직 갈 길은 멀어요. 버즈는 스스로도 초기 단계라고 인정했고, 지금 당장 팀 전체를 옮기는 건 권하지 않는다고 했거든요. 그러니 이건 완성된 제품이라기보다, AI를 어디에 앉힐 것인가를 두고 던진 신호에 가까워요.
이미 벌어지던 흐름, 슬랙 속 AI 팀원
버즈가 신선해 보이지만, 사실 큰 회사들은 진작 이 방향으로 가 있었어요. 대표가 슬랙이에요.
멘션 한 번으로 불려 오는 AI 동료
지금 슬랙에서는 AI 에이전트를 사람 팀원 부르듯 채널이나 디엠으로 불러들일 수 있어요. 이름 앞에 골뱅이를 붙여 멘션하면 대화 안으로 들어와 스레드를 요약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오고, 캔버스나 할 일까지 만들죠.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가 대표적인데, 이건 슬랙 안에서 고객 데이터를 불러와 기록을 업데이트하고 후속 작업까지 만들어요.

외부 AI에까지 열어준 채널 문
더 눈여겨볼 건 슬랙이 자기 에이전트만 고집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2025년 가을 행사에서 슬랙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같은 외부 AI도 슬랙 채널 안에 네이티브로 들어와 살 수 있게 문을 열었어요. 슬랙을 아예 에이전트가 드나드는 운영체제로 다시 정의한 거죠.

이게 말뿐이 아니라는 건 수치로도 보여요. 관련 기능이 정식 출시된 2026년 2월 발표를 보면, 한정 공개 이후 에이전트가 슬랙 데이터를 조회한 횟수가 25배로 뛰었고, 슬랙 위에서 에이전트를 만드는 외부 파트너가 50곳을 넘었어요. 자기 플랫폼을 미는 발표라 감안해서 봐야겠지만, 흐름이 어느 쪽인지 정도는 또렷하게 읽히더라고요.
팀즈와 구글도 같은 쪽, 아직은 반쪽 팀원
슬랙만 그런 게 아니에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구글도 나란히 AI를 대화방 멤버로 앉히기 시작했어요. 다만 여기서 한 발 물러서서 볼 대목도 같이 나와요.

멤버 명단에 오른 채널 에이전트
팀즈에는 채널마다 상주하는 에이전트가 생겼어요. 이 에이전트는 실제로 채널 멤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멘션으로 불리면 그 채널의 대화와 회의 내용을 재료 삼아 답을 내놔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걸 두고 코파일럿이 조수에서 팀원으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표현했고요.
구글도 비슷해요. 워크스페이스에서는 채팅에 아이디어가 올라오면 한 에이전트가 그 가치를 따지고 다른 에이전트가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는 식으로, 여러 AI가 서로의 결과 위에 의견을 얹더라고요.
라이선스와 경계에 갇힌 한계
그런데 저는 여기서 조금 신중해졌어요. 이 AI 팀원들은 아직 진짜 동료만큼 자유롭진 않거든요. 팀즈의 채널 에이전트는 유료 라이선스를 가진 사람만 상대할 수 있고, 외부 손님이 채널에 껴 있으면 아예 응답을 멈춰요. 사람 동료라면 아무렇지 않을 자리에서 멈칫하는 셈이죠.
시장 전망도 마냥 장밋빛은 아니에요. 리서치 회사 가트너는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2027년 말까지 취소될 거라고 내다봤어요. 예측이라 그대로 믿을 건 아니지만, 다들 뛰어드는 흐름 옆에 이런 경고가 나란히 붙어 있다는 건 기억해둘 만하고요. AI를 팀원으로 앉히는 건 이미 시작됐지만, 아직 완성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뜻이에요.
브랜드 마케팅이 바뀌는 지점
그럼 이 흐름이 브랜드를 마케팅하는 쪽에 무슨 상관이냐 싶을 텐데요. 저는 AI를 대하는 질문 자체가 바뀐다는 게 제일 크게 다가왔어요.

‘AI 툴 추천’에서 ‘AI 자리 배치’로
그동안 우리가 던지던 질문은 대체로 어떤 AI 툴이 좋냐였어요. 카피 쓰는 툴, 이미지 만드는 툴, 리서치하는 툴을 하나씩 골라 각각 창을 열어 썼죠.
그런데 AI가 대화방 참여자가 되면 질문이 옮겨가요. 어떤 툴을 살까가 아니라, 우리 일이 오가는 어느 채널에 어떤 AI를 상주시킬까로요. 콘텐츠 각도로 봐도 이제 AI 툴 추천 글보다, AI를 팀 대화에 어떻게 끼워 넣을지가 한 발 앞선 주제가 되고요.
오늘 그려볼 첫 배치도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어요. 지금 쓰는 협업툴에 AI를 채널로 불러들이는 기능이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면 돼요. 슬랙이나 팀즈를 쓰고 있다면 이미 열려 있을 가능성이 높고요.
만약 아직 없다면, 반복 요청이 자주 오가는 채널 하나를 정해 한 주 동안 어떤 요청이 오가는지만 적어두는 것도 방법이에요. 나중에 어떤 일을 AI한테 넘길지 정할 때 그 기록이 근거가 되거든요.
툴을 고르지 말고 자리를 만들기
이번 소식들을 죽 늘어놓고 보니 공통점이 하나 남더라고요. AI를 더 좋은 도구로 바꾸는 경쟁이 아니라, AI가 앉을 자리를 어디에 만들 것인가의 경쟁이라는 점이에요. 잭 도시는 아예 새 채팅을 지었고, 슬랙과 팀즈는 쓰던 채팅 안에 자리를 냈지만, 향하는 곳은 같았어요.
솔직히 저도 아직 이걸 제 일에 제대로 앉혀본 건 아니에요. 클로드 코드를 따로 열어 블로그 일을 시키고는 있지만, 그걸 팀 대화 안으로 불러들이는 데까진 못 가봤거든요. 다만 다음에 새 AI를 붙일 땐 어떤 툴이냐보다 어디에 앉힐까부터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혹시 지금 여러 AI 툴을 창마다 따로 열어 쓰고 있다면, 그중 하나만 골라 자주 쓰는 대화방 안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싶어요. 자리를 바꿔주는 것만으로 일하는 방식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저도 곧 해보고 다시 정리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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